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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와 유럽대항전.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싶어 하는 두 팀이 격돌한다. 리그와 챔피언스리그 트로피를 노리는 아스널과 리그 4위와 유로파 컨퍼런스리그 우승을 노리는 아스톤 빌라다.
아스널과 아스톤 빌라는 15일 오전 0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2023-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33라운드를 치른다. 현재 아스널은 승점 71점(22승 5무 4패)으로 리버풀과 동률이지만 득실차에 앞서 1위다. 빌라는 승점 60점(18승 6무 8패)으로 토트넘과 동률이지만 득실차에 밀려 5위에 위치해 있다.
양 팀 모두 리그와 유럽대항전을 병행해야 하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우선 아스널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 1차전에서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2-2 무승부를 거두었다. 아스널은 홈에서 승리를 챙기지 못한 채 리그에서 빌라를 만난 후 사흘 뒤 UCL 2차전을 위해 뮌헨 원정길에 오르는 쉽지 않은 일정을 앞두고 있다.
빌라 역시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빌라는 홈에서 치른 UEFA 유로파 컨퍼런스리그(UECL) LOSC 릴을 8강 1차전에서 2-1로 제압했다. 빌라는 1차전 승리로 4강 진출 가능성이 높아졌으나 다음 시즌 UCL 진출권 획득을 위해 리그도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다. 아스날과 경기를 치른 후 빌라는 나흘 뒤 UECL 2차전을 위해 릴 원정길에 오른다.
# '두 마리 토끼 정조준' 아스널, 까다로운 일정 첫 상대 빌라전이 중요하다
리그와 UCL 우승의 기회가 왔다. 이 기회 모두를 놓치고 싶지 않은 아스널이다. 아스널은 현재 리그에서 최다 득점(75득점)과 최소 실점(24실점)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지난 20라운드에서 풀럼에게 당한 패배(1-2) 이후에는 12경기 무패행진(11승 1무)을 달리는 중이다.
그리고 아스널은 UCL 16강에서 승부차기 끝에 포르투를 제압하며 14년만에 8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비록 뮌헨과의 UCL 8강 1차전은 홈에서 무승부에 그쳤으나 미켈 아르테타 감독은 2차전 승리에 대한 믿음을 밝혔다. 그는 "뮌헨 원정에서 그들을 이길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잘 준비해야 한다"라며 4강 진출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다만 두 마리 토끼를 얻고 싶은 아스널의 잔여 일정이 쉽지 않다. 우선 리그 4위 자리를 경쟁하는 빌라와 토트넘을 만나야 하고, 유럽대항전 진출을 노리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첼시와의 경기도 남아있다. 또한 리그 최종 라운드에는 매번 중요한 시점에 아스널의 발목을 잡았던 에버턴(최근 6경기 맞대결에서 에버턴은 아스널을 3번 잡았다.)이 기다리고 있다. UCL 일정 역시 산 넘어 산이다. 8강에서 뮌헨을 꺾는다 해도 4강에서 레알 마드리드 혹은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해야 한다.
까다로운 리그 잔여 일정의 첫 상대는 빌라다. 아스널은 지난 16라운드에서 빌라에게 0-1로패했다. 아스널은 62%의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며 시종일관 경기를 주도했고, 팀 기대 득점(xG)은 1.40으로 0.57의 빌라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아스널은 빅 찬스 미스 4회와 저조한 크로스 성공률(30%)을 기록했고, 오프사이드를 남발(4회)하는 등 공격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며 득점에 실패했다. 또한 이른 시간(7분)에 존 맥긴에게 결승골을 헌납하며 경기 초반 주도권을 내주기도 했다.
두 번의 좌절은 없다. 아스널은 지난 경기 패배에서 아쉬웠던 골 결정력 문제점을 해결해야 하며 경기 초반 이른 실점을 방지할 필요성도 있다. 리버풀과 맨시티가 뒤를 바짝 추격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의 승점 드랍은 용납할 수 없다. 리그 우승을 위해 남은 일정의 첫 단추인 빌라전이 매우 중요하다.
# '들쭉날쭉 경기력+핵심 선수 이탈' 빌라, '빅 팀 멘탈리티' 확보가 절실하다
빌라의 전반기는 환상적이었다. 무엇보다 홈에서 극강의 승률을 선보였다. '리그 우승 후보' 맨시티와 아스널을 상대로 거둔 승리(모두 1-0 승)를 포함해 16라운드까지 홈에서 리그 전승을 기록 중이었다. 지난 20라운드에서는 번리를 3-2로 제압하며 아스널을 제치고 리그 2위에 올라서기도 했다. 과거 UEFA 유러피언컵(현 UCL) 무대 경험이 있는 빌라에게 42년만에 '꿈의 무대'로 복귀할 기회가 찾아왔다.
그러나 최근 빌라는 흔들리고 있다. 빌라는 지난 리그 5경기에서 1승 2무 2패로 기복이 심한 모습을 보였다. 토트넘, 맨시티와의 원정 2경기에선 8실점을 허용(0-4, 1-4 패)했고, 승리가 간절했던 웨스트햄과 브렌트포드를 상대로도 승점 3점을 챙기지 못했다(1-1, 3-3 무). 특히 토트넘을 상대로 전반전에는 협력 수비를 통해 무실점으로 마무리했으나 후반전 초반 뒷공간을 내주며 실점을 내준 후 주장 존 맥긴의 퇴장으로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한 채 자멸했다.
"빅 팀 멘탈리티가 부족하다" 빌라는 지난 32라운드 브렌트포드전에서 무승부를 거두며 UCL 티켓 경쟁자 토트넘에게 4위 자리를 내줬다. 경기 내용도 심각했다. 빌라는 2-0 리드를 지키지 못한 채 내리 3골을 실점했고, 올리 왓킨스의 동점골로 간신히 무승부를 기록했다. 경기 후 왓킨스는 빌라가 중요한 경기를 잘 마무리 지을 수 있는 '빅 팀 멘탈리티'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좌절스럽다. 우리에겐 경기를 끝낼 수 있는 빅 팀 멘탈리티가 부족했고 이는 정말로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설상가상으로 핵심 자원마저 출전할 수 없다. 브렌트포드전에서 '중원의 핵심' 더글라스 루이스는 옐로카드를 받으며 징계로 이번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 루이스는 팀내 최다 기회 창출(50회)과 부바카르 카마라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90분당 태클 성공(1.2회)을 기록하는 등 공수 양면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선수다. 리그 전경기 출장했던 루이스의 이탈로 우나이 에메리 감독의 중원 조합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러 악재 속에서 빌라는 분위기 반전이 매우 절실한 상황에 놓여 있다. 다음 시즌 UCL 진출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에서 빌라가 아스널을 상대로 '빅 팀 멘탈리티'를 확보해 리그 4위를 탈환해낼 수 있을지 주목해보자.